EN

HomeSociety News[보도자료] 건설경제신문 - 이명식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 인터뷰

[보도자료] 건설경제신문 - 이명식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 인터뷰

2018. 11. 06

왜 서민들은 ‘저층형 · 골목길 마을’에서만 살아야하나?

도시재생 뉴딜 ‘초고층’ 접목하면 공공성 더 높아질 것!

언제부터인가 국내에서 ‘초고층 건물’에 대한 이슈가 줄었다. 건설 메가 프로젝트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며 초고층 건물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진 탓이다. 정부의 저층형 중심 도시계획 정책도 한몫했다. 이명식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은 인터뷰 동안 지금의 분위기가 못내 우려스럽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주거복지를 이야기하는 정부가 초고층을 도외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명식 회장은 ‘도시재생 뉴딜’을 얘기하는 바로 이 시점이, 초고층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초고층이 아닌, ‘우리 모두’의 초고층이 되기 위해서는 공공자본이 투입된 초고층 건물이 한 번은 나올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명식 회장은 반문했다.  “왜 서민은 저층형ㆍ골목길 마을에만 거주해야 합니까?”

이명식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   안윤수기자 ays77@

- 얼마 전 두바이에 열린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의 이슈는 무엇이었나?

초고층 건축물을 통한 도시의 다핵화(Polycentric)였다. 올해 행사가 두바이에서 열린 것도 그 맥락에서다. 두바이에서 부르즈 칼리파가 준공됐을 당시 그 일대는 전부 저층의 시장과 주거지역이었다. 부르즈 칼리파가 성공하며 그 주변에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두바이의 도시적 가치가 높아진 거다. 현재 두바이는 두바이 다운타운의 두 배 넓이에 가까운 신도시 두바이 크릭 하버를 조성중이다. 이곳엔 부르즈 칼리파보다 약 200m 더 높은 두바이 크릭타워가 건설 중이다. 2020년 엑스포 시기에 맞춰 짓고 있는데, 완공되면 세계 최초 1000m가 넘는 마천루가 될 예정이다.

이번 학회 포럼의 세션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기술 얘기가 많았다. 이번에 세션은 거의 도시계획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만큼 초고층 건설기술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이야기다. 특히 최근 이슈를 모으는 목재를 사용한 초고층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이번 학회의 8개 주요 스폰서 중 4개가 티센, 코네, 쉰들러, 오티스같은 엘리베이터 기업들이었다는 점이다. 이들 엘리베이터 기업이 본인들의 최신 기술을 소개했는데 너무나 놀라운 수준이었다.

초고층 건물에서 엘리베이터가 중요한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단순히 건물 내 상하 이동을 위한 엘리베이터 수준을 넘어섰더라. 사실 초고층 건물은 하나의 도시다. 부르즈 칼리파만 해도 건물 내 수용인구가 5만5000명에 달한다. 이들을 수송해야 하니 엘리베이터는 단순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스마트 교통시스템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점을 글로벌 기업들은 간파를 한 거다. 엘리베이터 하나로 빅데이터를 축적해 건물 내 유동인구의 동선과 입주 상점들의 위치를 관리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 역으로 엘리베이터 기업이 초고층 건물을 건설할 수도 있겠다

그게 놀라운 부분이다. 이제 초고층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초고층 건물 내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초고층은 스마트 시티가 가진 모든 고민을 압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엘리베이터 기업들이 저마다 답안을 갖고 나온 점이 충격적이었다. 이런 것을 보면 현대엘리베이터 같은 국내 대형 업체들의 움직임은 아쉽기만 하다. 재건축 아파트에 물건을 납품하고, 이후 아파트 엘리베이터 유지관리로 수익구조가 구성됐는데, 지나치게 고정된 틀에서만 움직이는 것 같다. 고민이 엿보이지 않는다.

초고층 건물과 스마트 시티를 연결한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앞에서 말했듯, 부르즈 칼리파의 수용 인구가 5만5000명이다. 하나의 작은 도시가 건물 하나에 집약된 거다. 이 집약된 공간 안에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이 스마트 시티에 적용되는 기술을 실험ㆍ개발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볼까. 우리나라에는 국제 기준에 맞는 스마트 시티가 없다. 스마트 시티는 5G 통신기술을 적용하고, 에너지를 조금 더 절약하는 수준이 아니다. 과거 추진한‘U-시티’다 어떻게 됐나. 지금 스마트 시티도 마찬가지다. 정부 지원금 따먹기 수준이다. 스마트 시티를 제대로 하려면, 초고층 건물과 같은 수직 집약적 공간에서 제대로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수직적 공간에서 안정화된 기술을 수평적 공간으로 이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정부가 지자체별로 스마트 시티 지정해 설계에 몇몇 적용하는 수준은 스마트 시티에 대한‘스마트’한 해법이 아니다.

이번 정부의 관심은 초고층이 아니라 도시재생이다. 둘의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할까?

단언해서 말하는데 도시재생이야 말로 초고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층형 거주지 보전, 마을 살리기 모두 좋다. 문제는 모든 도시의 공간 구성이 그런 식으로 갈 필요는 없다는 거다. 서민형 주거의 답이 저층형 노후 주거지나, 임대아파트일 필요는 없다. 초고층과 같은 수직 밀집형 공간이야 말로 주거 평등권을 보장한다.

- 세계 최초로 공공자본을 통해 건설되는 한국형 초고층 프로젝트도 의미 있을 것 같다.

동의한다. 국토교통부와 LH, SH가 공공자금을 투입해 초고층 프로젝트를 추진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그 건물 안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테스트 해보고, 동시에 서민 임대주택과 일자리, 학교를 건설해 보는 거다. 사회 취약계층일수록 일자리 근처에서 거주해야 한다. 왜 서민은 저층형의 골목길 마을에서만 살아야 하나. 서민도 초고층 건축물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 초고층 상층부는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니 펜트하우스로 만들어 부유층에게 분양하고, 중간부는 임대주택을 만들고, 저층부에 학교와 기업, 쇼핑몰을 유치하면 된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정부의 도시계획은 부자와 서민의 동선을 완전히 분리하는 거다.

- 국토부가 도시재생 특별법 개정을 통해 특구 도입을 추진 중이다.

나도 그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경제기반형과 중심시가지형 사업지를 특구로 지정해 PPP(민관협력개발) 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는데, 용적률 완화를 내걸었더라. 용적률을 완화해줄 게 아니라,‘용적률 총량제’를 검토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PPP 방식으로 초고층을 추진한다면 민간자본도 틀림없이 관심을 보일 거다. 공공과 민간이 힘을 합치면 세계가 주목할 만한‘한국형 초고층’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다. 활력을 잃은 건설업계를 자극할 좋은 이슈가 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오는 21일에 열리는 정기 학술세미나 주제도‘도시재생과 초고층’으로 정했다. 좋은 내용의 발표가 많다. LH와 SH도 높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

한국형 초고층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들’을 위한 펜트하우스형 초고층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친근한 초고층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장애인과 노인, 어린이, 여성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여야 한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여태까지 아무도 안 해본 이야기일 뿐이다.

최지희기자 jh606@ ,  사진  안윤수기자 ays77@

원문

http://www.cnews.co.kr/

Society News